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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동춘차를 만나다] 박진애

  • 관리자
  • 2026-01-21   조회수 : 24

동춘차를 만나다

 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박진애

 

첫 잔에

떫은 맛이 전혀 없다.

 

녹차라는데

이럴 수가.

 

잠시

차명상에 들어갔는데

동춘차의 존재감은

대단하다.

 

가벼운 듯

솟아나는 기운과 함께

얇아서 무겁지 않지만

말할 수 없이

따사로운 기운이

가슴 한복판에서

사지로

서서히 퍼져간다.

 

두 번째 잔은

숙우를 거치지 않고

곧장

다관에 물을 따른다.

 

첫 잔과

또 다른

신묘함이다.

 

동춘차는

뜨거운 물에 우려야

제맛이란다.

 

녹차인데

우리는

물 온도부터

상식을 깬다.

 

세 번째 잔을 마시며

또 한 번 놀란다.

 

마지막까지 유지되는

이 우아한 경지는

무얼까.

 

녹차의 진정한 풍미에

무지했던

나 자신이

부끄럽다.

 

퇴수기를

바라본다.

 

정갈하고

싱그러우면서도

강인한 맛을

선사한

어린 찻잎이

곱게

떠 있다.

 

초심

으로 태어난

네 항기가

이 글을 쓰는

지금도

내 곁에

머문다.